공작산 산행후 몸이 피곤했는지 이른 저녁에 잠이 들었다.
산행에 몸이 피곤해서서가 아니라
이런저런 몸에 좋다는 술에 욕심이 과했는지도 모른다.
TV '연계소문'은 다 본듯 하고...
마눌이 '대조영'과 '게임의 여왕'을 왔다갔다 하는중에
잠이 든듯 하다.
새벽 1:00시경에 잠에서 깨니 마눌은 아직 TV와 씨름중이다.
"깼어? 눈 온다. 그것도 많이..."
누워서 창 밖을 보니 온통 하얗다.
가로등 아래 불빛을 받아 하얀 눈이 조밀하게 보인다.
얼른 카메라를 찾아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옥상으로 향한다. 공작산 산행에 카메라를 준비 못했던 것이
여간 서운했던게 아닌가 보다.
테이블에 쌓인 눈이 20cm는 돼 보인다.
마치 케잌 같다.
주위 눈에 쌓인 분위기가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
날리는 눈이 소담하니 팝콘 같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확인해 본다.
밤사이 10cm는 더 온듯 하다. 합해서 30cm
그림이 좀 아깝긴 하지만 옥상과 집앞 눈 치우고
큰 놈이 끓여 준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마누라, 애들 살살 꼬셔 백운호수로 향한다.
그것도 좀 빠른 시간에...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좋은 구경 못한다고...
코스는 전과 동일하게
정우단독-모락산 옆길- 옹기종기-백운호수
정우단독 뒷쪽으로 누군가 박자욱을 만들어 놓았다.
온통 하얀 세상에 애들은 신났다.
나도 신났고 마눌도 기분이 좋은것 같다.
불쌍한 우리 강아지들...뽁뽁이, 깜둥이(까망이)
뽁뽁이 몸에 눈뭉치가 달리기 시작한다.
큰 놈이 먼저 눈 위에 사진 찍고
작은 놈도그 옆자리에 함께...
그래 맘껏 뒹굴어라.
뒤돌아 보니 멀리 아파트단지들이 보이고 햇살이 눈부시다.
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지나간다.
집수장(?) 아래로 만들어진 텅 비어 눈으로 가득 덮인 주말농장이 깨끗하다.
깜둥이는 털이 억세 그래도 괜찮은데 뽁뽁이는 온 몸에 눈뭉치가 주렁주렁하다.
걷기도 힘들어 어기적거리는 모습이 우습다.
많이 추울듯 해 더 이상 동행하진 못하고 집에 데려다 주었다.
집에 갔다 온 사이 애들은 벌써 멋진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그것도 3단 눈사람으로...
3:1의 눈싸움
아이들에게 아직까진 아빠가 산과 같이 크게 느껴지나 보다?
조만간 능가하게 되리라. 그래 빨리 능가해라.
큰 놈에게서 이제 서서히 사춘기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놈들 자연 눈썰매에 신이 났다.
비료푸대 대신 개사료 봉투로...
백운산 방면으로 찍어 보고 내려온 길을 되돌아 보며도 찍어 본다.
하얗게 덮인 세상이 아름답다.
누군가의 무덤이 눈으로 가득 덮여있다.
옹기와 종기
옆으로 '백운호수-계원조형예술대학' 길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분위기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멋스러움은 아직 여전하다.
백운호수
예전같으면 여기서 오른쪽으로 백운호수를 한바퀴 빙 돌아 돌아갔을텐데...
걍 왼쪽으로 학의천으로 직행 하잔다.
그냥 가긴 아쉽고 능안마을 방면으로 얼마전 새로 찾아 낸
'따리따꿈'에서 점심을 하기로 한다. 보리밥 조금+떡만두+커피가 7,000원
덤으로 벽나로에서 익고 있는 군고구마까지 하나 먹었다.
밖으로 보이는 경치가 포근하고 아름답다.
'따리따꿈'에서 나오며 백운호수와 그 뒤로 청계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백운호수 주차장도 눈으로 덮여있다.
하루 주차비용이 1,000원이다.
저녘엔 야외극장으로 변한다.
'백운예술제'도 여기도 열린다.
학의천을 따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 한강까지도 갈 수 있다.
뒤로 큰 놈이 다니는 '백운중학교'가 보인다.
신축중인 청계아파트단지가 보인다.
여러가지 석공예조형물이 보인다.
누군지 솜씨가 좋다.
얼마전까지는 남근석이 이 앞에서 그 힘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학의천이 많이 깨끗해 졌다.
물고기도 많이 보이고 새들도 날고 참게도 있다고 한다.
지난 봄엔 잉어산란이 장관을 이루었다.
근린체육공원
눈으로 덮여 많은 사람들이 나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오랫만에 보는 사람사는 동네의 정겨운 옛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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