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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영농일지

반갑지않은 손님(2014.10.11-12, 토-일, 맑음)

지난 금요일(10.10)부터 일요일(10.12)까지 호수공원에서 제2회 세종축제가 있었습니다.

분위기도 많이 업되고 눈이 호사를 누렸습니다.

많은걸 구경하지는 못하고 불꽃놀이만 먼 발치에서 황홀한듯 바라봤습니다.

청사 옥상 산책길에서 국립도서관 위로 펑펑하고 터지는 불꽃이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몇년 더 반복되면 상당히 수준있는 지역의 문화축제로 자리잡으리라 생각합니다.

 

 

 멀리서 바람에 날리는 풍등이 반딧불이와도 비슷하네요.

 

 

토요일 아침 둘째놈 대학 수시로 학교에 먼저 내려주고 기분좋게 밭으로 달려갑니다.

입구에 도착하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입구에 금줄과도 같이 가볍게 쳐둔 플라스틱 사슬이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한편으로 불길한 느낌이 들면서도 좀 오래되어 삭아 저절로 떨어졌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밭 여기저기 오며가며 식물들의 성장을 확인하는데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듭니다.

하우스 앞에 줄세워 놓은 항아리들이 이가 빠진듯 중간중간 숭숭 빠져있고 밭 여기저기 놓여져 있던 옛날 맷돌들이 빈 자리만 있고 여러개 보이질 않습니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 왔다 간거 같습니다. 기분이 많이 언짢아집니다.

어떤 조치를 해야할지도 막막해집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누군가 왔다갔는지 물어봐도 알턱이 없죠...ㅎㅎ

일손이 잡히질 않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하니 경찰 두분이 왔다가고 사후조치에 대해 알려줍니다.

당장 CCTV를 설치해야 할듯 합니다.

시골이 옛날 시골이 아닌거 같습니다. 제가 진짜 시골로 오지 않았는지도 모르고요...ㅎㅎ

 

 

 

오늘은 기분도 슬쩍 풀겸해서 주위 블루배리 농장을 방문해 봅니다.

규모가 굉장합니다. 100평 정도 규모의 하우스가 예닐곱 동은 됩니다.

노지에 심겨져 있는 블루배리의 크기가 대단합니다. 수확량도 상당하지 샆습니다.

 

 

 

 

 

금년 삽목한 아로니아도 물량이 많습니다.

하우스 안에서도 발그레하게 물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요놈은 계절을 거꾸로 갑니다. 지금 꽃을 피우면 어쩌겠다는 것인지...ㅎㅎ 

 

삽목묘들이 굉장히 많지요?

내년봄에는 저도 블루배리와 아로니아를 삽목해 보려고 합니다.

보는거 마다 다 해 보고 싶습니다...ㅎㅎ 

 

체리도 일부 삽목을 했는데...애는 잘 크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보기에도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토요일이 이렇게 흘러 갑니다.

 

일요일 아침 날이 차갑습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밭일을 하다 날이 훤해져 하늘을 올려 봅니다.

하얀 구름이 햇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게 환하게 빛을 발합니다.

 

구절초가 한쪽에서는 지고 있지만 이놈은 지금이 절정이네요.

 

상록패랭이는 포트로 옮길 정도로 자라났고요.

비비추와 범부채도 발아를 해 하나둘 고개를 듭니다.

 

 

 

농원을 인수하고 이삭줍기가 계속됩니다.

아직은 야생화에 대해 잘 모르기에 조금 색다르다 싶으면 화분에 따로 모십니다.

어떤 놈들은 새로 씨를 뿌린곳에 자라고 있어 잡초로 분류해 뽑아야 할지 키워야 할지 고민스런 놈들도 있습니다.

이놈들 이름은 뭘까요?

 

이놈은 골무풀로 알고 있고요.

 

참나리 싹이 나온 곳에 이런 풀떼기를 뽑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ㅎㅎ

 

붓꽃씨를 뿌린 곳에 이런 놈들이 잔뜩 자라나네요.

무얼까요? 뽑아야 하나...ㅎㅎ

 

백합이 부추와도 같이 가녀린 몸매를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한주만에 발아한 개체수가 제법 많아졌습니다.

실생으로 꽃을 볼려면 2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ㅎㅎ

 

매발톱을 포트로 일부 이식했습니다.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꽃도 이쁘고 번식도 잘 되고 묘한 매력을 가진 놈입니다. 내년에 꽃을 볼 수 있으려는지...ㅎㅎ

 

하우스 앞에서 지나 다니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겨운 보는 즐거움을 주었을 옛날 항아리들을 눈에 잘 안 띠는 옆으로 옮겼습니다. 그냥 놓아두면 누군가 또 가져갈거 같아 임시방편으로 옮기기는 했는데...그대로 무사히 있을지...제발 조용히 살게 놔두면 좋겠습니다.

어떤 방법을 강구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