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영농일지

[스크랩] 시작(주말농장)-2

밑거름 하고 나니 무언가 좀 더 하고 싶다.
삽을 기역자로 구부려 놓은 것 같은 농기구와 삽을 빌려 도랑을 내고 두둑을 만들었다.
에고고...힘들다.
여섯줄이 만들어 졌다.
무엇을 어떻게 심을까를 생각해 본다.
기본적으로 고추, 상추, 파, 들깨, 고구마, 토마토를 심으려 한다.
고구마와 토마토 그리고 파는 한 줄씩 심고, 나머지는 반 줄씩 심으면 되겠다.
땅이 좀 남는데 무얼 심을까? 미나리도 한 쪽 귀퉁이에 심어야 겠다.
우선 집 옥상 화분에서 겨울을 난 파와 미나리를 캐 내어 옮겨 심었다.
옥상 좁은 화분에 빼곡했던 처치 곤란했던 생명들이 이제 좀 숨쉬기 편하겠단 생각이 든다.
밭에 옮겨 심으니 그리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한 이랑도 채 되지 않는다. 분양하신 분이 농막에 있는 파 가져다 더 심으라신다.
얼른 감사합니다 하고 가져다 심고는 옆에 고수님의 밭을 보니 내 밭과는 무언가 다르다.
내 밭은 고랑이 좁고 이랑이 넓은 반면에 고수님의 밭은 반대의 형상에 이랑의 높이도 높다.
삽을 가져다 이랑 가장자리 흙을 퍼 올려 도랑을 넓히고 이랑을 좀 더 높였다.
모양새가 조금은 비슷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다르다.
그나저나 아~~ 정말 힘들다.

밤에 잠을 자다 꿈을 꾼듯 하다.
농작물들이 움썩움썩 자라는 꿈이었던것 같다.

아침 먹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 냉동실에 얼려 둔 인절미 조금 챙겨 마눌에게 보고하고 또 터로 올라 갔다.
움막에 있던 감자씨 조금 얻어 호미 들고 한 줄 심어 본다.
이게 잘 자랄까?
퍼 올려 만든 두둑은 푹신하지만 그 아래 땅은 딱딱한데 거기를 뚫고 내려가 씨알이 맺힐려나?
함 해 보는거지 머.

어 웬일이야?
마눌이 먹거리를 좀 싸서 왔다. 혼자 가라고 하더니...
기분 묘하네. 재미 있다. 어렴풋이 어릴 때 새참 먹던 기억이 난다.
터지기(분양하신 분)과 짜장면까지 시켜 소주 한 잔 하며 이런저런 애기를 했다.
인생 뭐 있나? 이렇게 살면 되는 거지...

다음 주엔 검은 비닐을 준비해 밭에 씌워야 겠다.
그 검은 비닐이 보온용이 아니라 풀을 죽이는 용도라는걸 처음 알았다.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대학/귀농사모
글쓴이 : 빛나리짱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