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아무도 모르는 세계의 저쪽
아득한
어느 먼 나라의 눈 소식이라도 들을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녁 연기 가늘게 피어 오르는
청량의 산사에 밤이 올까
창호문에 그림자
고요히 어른거릴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중에서/
지현스님지음/세상을 여는 창>
^^맑은 찻잔 마주하고 앉으면 '소리와 바람이 만나는' 모습이 보일까
^^청량사 가는 길엔 '부처님오신 날' 연등이 아직도 밝다
^^청량사 오르는 길에 놓인 나무통 물길-더이상 흐를 물이 없어 낙엽만 가득하다
^^청량사 모습과 뒤로 청량산이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다. 아래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찻집.
^^청량사 탑
^^벼랑위에 세워진 석탑이 석양의 붉은 기운을 담고 있다.
^^해는 서산에 걸려있고, 아직 응진전은 멀리있는데.....
^^응진전 가는 길에서 본 청량사 전경
^^응진전- 동풍석아래 오른쪽 흰부분이 스님의 수행처인 비닐 운막
^^응진전 풍경소리 은은한데, 푸른 바다같은 하늘, 물고기 한마리 깨어있구나.
^^응진전가는 길에서 본 청량사오는 도로와 산등성이의 밭
^^응진전 가늘 길의 가을 색
^^응진전 옆 작은 채마밭에서 손수 일군 채소를 거둬들이는 '막퍼주시는' 스님
응진전을 들린 후 지나가면서 스님께 인사를 건넸더니 반갑게 받아주시는데,
말씀이 충청도 말씬지라 아내가
"스님 말씀이 귀에 익네요" 하니까 속가가 충남 부여라 하신다.
내가 '이 사람 친정이 충남 논산'이라고 하니까 반갑다면서
속가의 어릴적 추억을 말씀하시면서 우리보고 나물(청경채)좀 가져 가란다.
우리가 주저하며 "아니요 저희가 뭐라도 드려야 하는데요" 하니까
주섬주섬 청경채를 뽑아서 칼로 뿌리까지 다듬어 주신다.
스님왈 "막 퍼주는 스님"으로 소문이 났다고 하시면서 우스개 말씀도 잘 하신다.
집에 가지고 가서 김치담아 먹어 보란다. 기가 막히다고....
^^스님이 주신 청경채 봉다리를 들고 낙엽쌓인 길을 룰루랄라(?) 내려가는 아내.
실은 11월15일이 우리 부부가 결혼을 한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라
겸사겸사(19일은 이몸이 귀빠진 날이고)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나 온 참인데,
집에서 아침을 먹은 후, 늦은 오후까지 점심도 챙겨 주지 않아서 입이 좀 나온 상태였다.
새벽에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저녁 친구들과 한바탕 저녁파티(?)로 늦잠을 자고
오전 11시가 돼서야 부산을 출발, 청량사에 도착하고 보니 짧은 해는 벌써 뉘엇뉘엇
서산으로 넘어갈 태세고...., 해넘어가기 전에 사진 몇장 담고자 이곳저곳 혼자 허둥대는
내 모습이 아내의 눈에는 곱지 않았을 터.
청량사 경내에 있는 <산꾼의 집>에 들러 약차 한잔하며 방명록에
"結婚 25주년을 기념하며, 淸凉寺에서 千年을 기약하다.
2006년 11월 18일, 이모씨와 한아무개"
라고 거창하게 적었는데....
내려오면서 아내가 눈을 흘기면서 중얼거리는 말인 즉은,
"결혼 25주년....말로만....."
"... ..."
결국 점심 겸 저녁을 안동시에 나와서야 해결했다.
그리고 청경채 김치 지금 익고 있는데 맛있습니다.
겨울초(삼동초)맛과 비슷한데 암튼 한맛이 더 있습니다.
막 퍼주시는 스님(법명도 모르는), 고맙습니다.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꼭 성불하십시오.
^^그날 스님이 주신 청경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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