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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영농일지

서생원 좋은일 시키는거 같아요(2015.2.28-3.1)

새해 들어 주말마다 열심히 파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씨앗을 뿌르면 뭐하냐고요.

서생원들이 다시 다 수거해 가니 말입니다.

이놈들이 귀신같이 알고 쏙쏙 빼 내가더군요.

좀 짜증이 나더군요. 무엇을 얼마만큼 빼 먹었는지 알면 보충이라도 할텐데요...ㅎㅎ

 

여기저기 도움이 되는 글을 보면 쥐와 새로부터 씨앗을 조심하라는 당부가 많았는데 그걸 흘려 봤으니...ㅎㅎ

당하고 보니 좀 황당해집니다. 좋은 공부했습니다.

사람에게 당하고 이번에는 쥐에게...ㅎㅎ

 

그래도 싹들이 하나하나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선홍초가 가장 먼저 올라오고 사포나리아, 보라양귀비, 우단동자, 네모필라, 꽃다지, 분홍장구채도 올라왔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 파종해 싹이 나와 겨우내 하우스에서 뿌리를 키운 꽃창포와 범부채는 공간확보를 위해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조만간 나리와 패랭이도 자리를 내주어야 할거 같습니다.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발아하는 애들이 급격히 늘어날거 같습니다.

 

선홍초

무가온에서도 1월 24일 파종했는데 거의 3주만에 싹이 올라옵니다.

추위에 동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땅이 어는 영하의 기온에도 잘 버티고 생존했습니다. 

 

보라양귀비

무가온 하우스 내 컨테이너에서 발아했습니다.

주말에 난방으로 따뜻하지만 주중 냉골인데 그 속에서 씩씩하게 발아했습니다.

애도 거의 3주만에 발아했습니다.

 

우단동자

 

네모필라

 

사포나리아

 

분홍장구채

 

꽃다지

 

패랭이가 군집으로 피어있으면 환상적이더군요.

좀 많이 파종했습니다.

한주간 못보니 습기를 잡아주기 위해 버려지는 포장제를 재활용해 봅니다. 

 

저녁은 김치찌게로 해결합니다.

설에 남은 전을 함께 넣고 하우스에서 얼리지 않은 파도 숭숭 썰어 넣었습니다.

함께 온 큰아들이 먹어보고 맛이 끝내준다고 하네요...ㅎㅎ

 

일요일 아침

일어나 보니 많이는 아니지만 제법 하얗게 느껴질 정도로 눈이 내렸습니다.

아직은 눈이 오면 마냥 종습니다...ㅎㅎ

 

벼를 심었던 논이 아닙니다.

사과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는데 대목용인거 같습니다.

어제 위로 한껏 자란 목을 치더라고요. 

 

요렇게 잡으니 다 잡히는군요...ㅎㅎ

금년 이곳이 온통 꽃과 나무로 덮힐 생각을 하면 벌써 흐믓합니다.

 

집에서 먹고 난 파프리카 씨앗을 심어봅니다.

애들은 춘화처리를 안해도 되는지...심어보는거죠...ㅎㅎ

 

대추를 줄세워 파종합니다.

작년 누군가 먹으라고 준 왕대추인데 몇개 먹다가 씨앗으로 쓰기 위해 노천매장했습니다.

탈각은 되지 않았는데...발아까지 얼마나 걸리려는지...흙으로 살짝 덮고 이름표 붙여 한쪽 구석에 보관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호두만한 대추를 접붙여 볼까도 생각중입니다.

 

도라지씨앗입니다.

상당히 많은 양입니다.

파종하고 남으면 나눔을 해볼까도 생각해 봅니다. 

 

도라지를 파종할 모판입니다.

도라지는 모종을 안한다는데 저는 해볼려고 합니다.

무우나 도라지는 모종을 해 옮겨 심으면 뿌리가 갈라져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는데...이것도 함 해보는거죠...ㅎㅎ  

 

순수하게 경험으로 고안한 파종 방법입니다.

모판에 상토를 채우고...

다른 모판으로 살짝 눌러 움푹하게 씨앗놓을 자리를 만들고...

골판지나 마분지 같은 단단한 종이를 손으로 잡기 쉽고 씨앗을 유도하기 용이하게 접어 그 위에 씨앗을 올려 놓고...

칼이나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적당량씩 나누어 모판에 떨어뜨립니다.

도라지는 구멍 당 5~6알씩 넣었습니다. 모가 적당히 자라면 그대로 옮겨 심으려 합니다.

마무리로 복토를 하면 파종작업이 끝납니다.  

 

파종작업한 모판들이 하우스 내에 꽉 찼습니다.

이제는 발아하는 애들부터 포트나 노지로 옮겨 심으면 될거 같은데...

아직도 파종할 애들이 몇가지가 더 있습니다...ㅎㅎ  

 

꽃사과 발아가 생각보다 굉장히 빠릅니다. 

 

 보리수 머리들도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기온이 오르고 만물이 소생하는 본격적 농사철입니다.

마음이 바빠지고 설레이기도 합니다...ㅎㅎ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임해야 겠습니다...과유불급...ㅎㅎ